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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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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천천히 걸었지만
결국 표지판이 나타났다.

"자, 그럼"
그녀는 슬픈 미소를 지은채 짧게 손을 흔들고 뒤돌았다.

매일 헤어지던 표지판 앞이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 멀리 떠나는 그녀의 마지막 날.

만일 내가 잡으면
그녀는 환히 웃으며 잡혀주겠지.

하지만 나와 함께하는 그녀의 미래가 행복할 지는 모르겠다.

난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걸.

잡지도 못하고
편히 보내주지도 못하는
멍하니 있는 날 두고선
그녀가 점점 멀어진다

표지판이 이쪽이라고 알려주지만
애써 못본척
반대 방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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