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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간질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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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영화를 보다가 늦게잤다

아침이 되어 좀비처럼 일어나

하루종일 커피로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와 아이가 있는 행복한 저녁시간

밥을 먹자 잠이 쏟아졌다

아직 8시반

잠시만 자고 일어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지금 잠들면 아침까지 자야한다

그러면 다음날 또 잠이 안와서 늦게 자고 피곤하고 악순환

버텨볼려고 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눈꺼풀을 이길순 없었다.

 

내가 졌다.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아내와 아이에게 먼저잔다며 뽀뽀를 해주곤 침대에 누웠다

문밖에 아내와 아이가 가위바위보! 하는 소리를 들으며

이내 잠이 들었다.

 

한번 잠들면 왠만하면 안깬다

밤새 천둥이 쳤을때

아내가 무서워했을때도

무심하게 잠들었었다.

그런 내가 잠이 깼다.

아이가 잠자러 와서는 누운채 발로 내 얼굴을 툭툭 치고 있었다.

잠이 안와서 뒤척거리는 건 이해할수 있지만

남을 괴롭히는 건 안되지.

 

평소같으면 따끔히 혼내겠지만

너무나 졸려서 웅얼거리며 하지마~ 하며 돌아누웠다

아이는 잠에 취한 아빠가 재미있었나보다

 

 

아래로 내려가서 발바닥을 간지럽힌다

간지러워서 발을 툭 차고 싶은데

잠에 빠져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이게 가위인가 싶었다.

몸은 움직을 수 없는데

발바닥의 간지러움은 생생하다

아이는 아빠가 반응이 없자

더욱 열심히 간지럽힌다.

 

 

간지러운데 움직일 수 없다니

고문을 받는 건가

놀아주지 않고 먼저 잔 아빠에 대한 복수인가

 

소리를 내려 했다

콩콩아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만 내 마음 뿐

목소리도 나오질 않았다.

 

소리도 낼수 없고

몸을 움직일수도 없는 갑갑함과

발바닥에서 느껴지느 간지러움

 

화가나 속이 터질 것 같은 분노에

내 발은 드디어 움직였고

간질간질에 벗어날 수 있었다.

 

 

이대로 같이 있다간 아이에게 화낼 것 같아

밖으로 나왔다.

 

오늘도 일찍 잠들긴 글렀다 싶다.

 

 

www.youtube.com/watch?v=6g_hjRMYK2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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